
민속은 민간 생활과 관계된 생활 풍속이나 습관, 신앙, 기술, 전승 문화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민속은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미래에도 민족의 일상생활문화에서 밑바탕이 되고 활력이 되며 새로운 의의를 발휘할 수 있는 문화이다. 오랜 세월 동안 무등산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통해 펼쳐지는 민속문화에는 무등산의 생태적 특성과 역사적 상황, 전통적인 사유방식이 스며있다.
무등산을 배경으로 하는 민속신앙과 의례에는 무등산의 역사적인 제의 장소인 천제단(天際壇), 무등산 산신신앙의 면모를 보여주는 서석산신단(瑞石山神壇), 무등산의 영험에 기댄 굿당들, 고을과 마을을 지켜주는 상징물인 장승과 입석을 빼놓을 수 없다. 산업화 이후 점차 약화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무등산을 품은 마을들에서 음력 정월 대보름날에 행해지고 있는 당산제는 마을공동체 신앙으로서 주목해야 한다.
당산제를 지내는 당산나무의 수령은 대체로 마을의 성촌 연대와 비슷하다. 당산제를 지내는 시기인 음력 정월 대보름 민속은 현대사회로 들어오며 매우 약화되었지만 산업화 이전인 1970년대 까지는 설, 추석 못지않은 중요한 세시풍속이었다. 이때는 씨뿌리기를 시작하는 시기로서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당산제는 우리 민족의 원형적인 의례의 내용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풍물이 어우러지는 민속예능의 장이기도 하다. 또한 당산제가 끝난 후 마을 사람들이 함께 음식을 나누며 화합한다는 점에서 마을공동체를 공고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광주의 충효동, 담양의 정곡마을, 인암마을, 경상마을, 화순의 산사마을, 용호마을, 야사마을에서 현재까지도 당산제를 지속해 나가고 있는 것은 무등산 기슭이라는 지정학적 위치와 무관하지 않다.
무등산을 배경으로 하는 놀이와 축제 또한 다채롭게 전개되었다. 이 글에서는 전통적인 놀이문화인 화순적벽낙화놀이, 매년 무등산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풍속인 무등산신년해맞이, 늦은 가을 무등산 장불재 억새밭에서 열렸던 억새꽃잔치, 무등산에서 열린 화전놀이와 소풍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을 풀어놓으려고 한다.
무등산을 배경으로 하는 민속문학에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와 노래가 있다. 무등산의 돌멩이, 풀 하나 하나에도 이야기가 숨어 있다. 무등산의 지명과 인물에 얽힌 이야기에는 무등산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있다. 사람들은 일을 하면서, 의례를 치르면서, 놀이를 하면서 노래하는 것을 즐겼고 무등산 자락에 사는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다.
무등산을 배경으로 하는 민속예술과 민속생활에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무등산을 배경으로 이루어졌던 예술활동과 생활문화의 양상을 다룬다. 먼저 이 지역의 무형문화재를 지켜가는 일과 전통문화 공연과 교육을 실현하고 있는 전통문화관을 소개한다. 무등산에서 연행되고 있는 농악놀이, 베틀과 길쌈은 전통적인 삶의 방식이 현대적인 삶의 방식과 조우하면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알 수 있는 긴요한 자료이다. 무등산장과 무등산 증심사(證心寺) 주변 식당은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추억이 깃든 장소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신혼여행, 결혼식 피로연, 계모임, 송년회 등 중요한 행사를 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추억의 실타래를 풀어가다 보면 무등산은 더욱 더 친숙한 공간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