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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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용어는 1971년) 프랑스에서 처음 만들어져 전 세계로 확산된 생태박물관(生態博物館 : 중국과 일본에서도 모두 이 역어를 쓰고 있으며 원어인 프랑스어로는 écomusée, 영어로는 ecomuseum이라 한다)은 자연ㆍ문화생태를 모두 포함한, 인간을 둘러싼 모든 환경을 보존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자연사박물관과 구별되며, 유물의 소장ㆍ전시보다 어떤 지역의 자연․문화유산 전체를 ‘본래의 장소에서(in situ)’ 보존ㆍ해석해 그 장소적 의미를 발견하는 분산형 박물관(fragmented museum)의 형태를 갖는다. 이러한 형태적인 면과 더불어 생태박물관을 특징짓는 또 다른 사항은 이 박물관이 그 목적을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 회복과 발전에 둔다는 데 있다.
생태박물관이 이와 같은 목적을 추구하게 된 것은 산업 사회의 발전으로 1960년대 들어 프랑스의 전통적인 농촌 사회가 붕괴되고 뒤이어 과거에 산업 중심지였던 곳들도 관련 산업이 쇠퇴하여 역시 같은 상황에 처하면서 지역 공동체의 사라져가는 집단 기억을 회복함으로써 주민의 정체성을 되찾고 낙후된 공동체를 활성화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생태박물관은 처음 프랑스에서 출현한 이후 40년 동안 프랑스 전역과 유럽 대륙, 그리고 북아메리카, 호주, 아프리카, 중ㆍ남아메리카, 아시아로까지 확산되었다.
생태박물관의 정의를 좀 더 명확히 하려면 이 박물관 개념의 토대를 만든 조르주 앙리 리비에르(Georges-Henri Rivière)의 정의(1980), 프랑스 문화통신부가 발표한 「생태박물관 헌장(Charte des écomusées)」의 정의(1981), 르네 리바르(René Rivard)가 전통 박물관과 비교하여 내린 정의(1990), 피터 데이비스(Peter Davis)가 제시한 생태박물관 지표(1999)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리비에르는 생태박물관이 갖추어야 할 면모를 다음과 같이 아홉 가지로 기술하였다.
  • 생태박물관은 행정당국과 주민이 함께 구상하고 만들어 이용하는 수단이다. 행정당국은 전문가와 편의와 재원을 제공한다. 주민은 각자의 열망과 지식과 접근 능력에 따라 참여한다.
  • 생태박물관은 이러한 주민이 스스로를 인식하기 위해서 자신을 비추어보는 거울이다. 거기에서 주민은 자신이 속한 지역을 세대의 연속성이나 비연속성을 통해서 이전 주민의 설명에 이어서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생태박물관은 자신의 일과 행동과 내면성이 존중 받으면서 자신이 더 잘 이해될 수 있도록 주민이 방문자에게 내미는 거울이다.
  • 생태박물관은 인간과 자연의 표현이다. 거기에서 인간은 자신이 속한 자연 환경 속에서 해석된다. 자연은 전통사회와 산업사회가 그 이미지에 맞춘 원초상태로 해석된다.
  • 생태박물관은 시간의 표현이다. 그에 대한 설명은 인간이 출현한 시대 바로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인간이 살았던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를 통해 축적되고, 인간이 살고 있는 현대에 이른다. 생태박물관은 미래를 향해 열려 있으나 그 경우에 결정기관을 자처하지 않고 정보 전달과 비평적 분석의 역할을 맡는다.
  • 생태박물관은 공간의 해석이다. 그것은 그 안에서 걸음을 멈추기도 하고, 유유히 길을 가기도 하는 특권적 공간에 대한 해석이다.
  • 생태박물관은 연구소이다. 외부 연구기관과 협력하여 주민과 그 환경의 역사적ㆍ동시대적 연구에 기여하고, 이 분야의 전문가 교육을 돕는다.
  • 생태박물관은 보존기관이다. 주민의 자연ㆍ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을 돕는다.
  • 생태박물관은 학교이다. 주민을 연구ㆍ보호 활동에 참여시키고 주민이 자신의 미래의 여러 문제들을 좀 더 잘 파악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 이러한 연구소, 보존기관, 학교는 공통의 원리에서 착상된 것이다. 그 기관들이 표방하는 문화는 가장 넓은 의미로 이해되어야 하며, 그 기관들은 어떤 주민층에서 나온 표명이든 문화의 존엄성과 예술적 표현을 인식하게 하는 데 전념한다.
    문화의 다양성은 자료들이 표본마다 달라질 정도로까지 한계가 없다. 그 기관들은 스스로의 테두리 안에 갇히지 않고 받아들이고 부여한다.
1 : 프랑스 크뢰조몽소레민 생태박물관, 2 : 옛 방적공장 건물에 들어선 프랑스 아베누아 생태박물관, 3 : 프랑스 브레스부르기뇬 생태박물관의 허브 박물관이 위치한 피에르드브레스 성
프랑스 문화통신부는 1981년 「생태박물관 헌장」에서 이 새로운 형태의 박물관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공식적인 정의를 내린 바 있다.
생태박물관은 어떤 지역에서 주민의 참여 아래, 그 환경을 대표하는 자연ㆍ문화유산 전체와 계승된 생활양식의 연구ㆍ보존ㆍ전시ㆍ활용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실행하는 문화적 기관이다.
리바르는 ‘건물’(bâtiment), ‘전문가’(experts), ‘컬렉션’(collections), ‘관람객’(visiteurs)이라는 구성 요소를 갖는 전통적인 박물관에 ‘지역’(territoire), ‘집단기억’(mémoire collective), ‘유산’(patrimoine), ‘주민’(population)이라는 구성 요소를 갖는 생태박물관을 대비시키고, 전자와 후자의 첫 번째 요소들 사이에서는 ‘분산’(éclatement)이, 두 번째와 세 번째 요소들 사이에서는 ‘확장’(élargissement)이, 마지막 요소들 사이에서는 ‘참여’(engagement)가 구성 요소의 변화를 가져온다고 설명하였다.
데이비스는 그의 저서인 『생태박물관 : 장소의 의미(Ecomuseums : A Sense of Place)』(1999)에서 생태박물관을 판별하는 다섯 가지 지표를 제시하였다.
  • 반드시 전통적인 경계에 의해 정의되는 것은 아닌 어떤 지역의 선택. 그래서 전통적인 행정구역은 무시될 수 있고, 예를 들어 방언, 특정 산업, 종교적 또는 음악적 전통에 따라 결정된 경계가 그것을 대신할 수 있다.
  • 본래의 장소에서의 보존ㆍ해석과 연계된 ‘분산된 장소’ 정책의 선택.
  • 장소의 소유권이라는 전통적 관점은 포기된다. 장소의 보존과 해석은 교섭, 협력, 제휴의 발전을 통해 실행된다.
  • 지역 공동체에의 권한 부여. 지역 주민의 박물관 활동, 문화적 정체성 창조에의 참여.
  • 학제성과 전체적 해석의 가능성이 일반적으로 포착된다.
  • ① 프랑스 크뢰조몽소레민 생태박물관(Écomusée de la communauté urbaine Le Creusot-Montceau-les-Mines)의 안테나 박물관인 광산박물관(Musée de la mine)
  • ② 옛 방적공장 건물에 들어선 프랑스 아베누아 생태박물관(Écomusée de l'Avesnois)
  • ③ 프랑스 브레스부르기뇬 생태박물관(Écomusée de la Bresse bourguignonne)의 허브 박물관이 위치한 피에르드브레스 성(Château de Pierre-de-Bresse)
1 :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스웨덴 베리스라겐 생태박물관, 2 : 옛 대중목욕탕 건물에 들어선 캐나다 몬트리올의 피에르몽드 생태박물관, 3 : 프랑스 알자스 생태박물관에 재현된 중세의 요새
  • 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스웨덴 베리스라겐 생태박물관(Ekomuseum Bergslagen)의 엥엘스베리 제철소(Engelsbergs bruk)
  • ② 옛 대중목욕탕 건물에 들어선 캐나다 몬트리올의 피에르몽드 생태박물관(Écomusée du Fier Monde)
  • ③ 프랑스 알자스 생태박물관(Écomusée d'Alsace)에 재현된 중세의 요새